• Total : 2332674
  • Today : 384
  • Yesterday : 1145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1378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1374
272 바닷가에서 요새 2010.07.21 1374
271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1374
270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375
269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file 구인회 2010.02.04 1375
268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file 구인회 2010.07.27 1376
267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376
266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376
265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1377
264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1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