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308
  • Today : 580
  • Yesterday : 1345


헤르만 헤세 - 무상

2021.03.18 08:15

물님 조회 수:3929


    무상無常

         헤르만 헤세


인생의 나무에서 나를 찾아

잎이 한 잎 두 잎씩 지고 있다.

오오, 어지럽도록 다채로운 세계여.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만족하면서 지쳐 있는가.

그대는 얼마나 취하게 되는가.

오늘날까지도 작렬하는 것

이내 가라앉고 마는 법

내 고동색 무덤 너머로

이내 바람소리 살랑거리며 지나가고

어린 아이 머리 너머로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다.

어머니의 눈을 나는 다시 보고 싶어라

어머니의 눈길은 나의 별,

다른 모든 것이야 바람처럼 지나가도 좋다.

모든 것은 죽는 법,

모든 것은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

우리를 낳아준

영원의 어머니만이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것,

어머니는 장난기 어린 손가락으로

덧없는 대기 속에 우리들의 이름을 적어놓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3 별 헤는 밤 / 윤동주 file 구인회 2010.02.08 3706
392 먼 바다 file 구인회 2010.01.31 3710
391 매월당 김시습 물님 2021.01.19 3712
390 나비에게 file 요새 2010.07.18 3713
389 낭만이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물님 2016.09.01 3713
388 가난한 새의 기도 물님 2016.07.18 3717
387 11월 - 배귀선 물님 2016.11.24 3719
386 참 닮았다고 물님 2016.09.04 3725
385 비밀 - 박노해 물님 2016.11.12 3727
384 가을 몸 물님 2017.11.02 3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