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0244
  • Today : 921
  • Yesterday : 1104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4210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4299
262 사철가 [1] 물님 2009.03.16 4303
261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4304
260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4305
259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4310
258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4311
257 길 잃고 [1] 물님 2011.01.12 4316
256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4317
255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4319
254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4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