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쑤~욱

    쑥이 쑥 나왔습니다.

    한번 돋아나기 시작하면 줄줄이 새끼처럼 마구 쏟아져 나오는 쑥

    밟히면 밟히는 대로 뽑으면 뽑히는 대로

    미워하면 미워하는 대로

    질기고 고집스럽게 쑥쑥 솟나는 쑥

    어떤 이는 상고사 한단고기와 규원사화를 인용하면서

    우리 민족의 터전은 쑥과 마늘이 많이 자라는 지형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곰이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 되었다는 신화의 전승도 다

    마치 애굽에서 탈출한 히브리인들이 쓰라린 광야를 거쳐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처럼

    우리 민족이 질기고 독한 환경과 싸워 세워졌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민족의 장구한 한恨과 역사의 산맥에서

    이 쑥이야말로 파란만장한 민족사를 대표하는 야생초가 아닐는지?

 

    우리 진달래마을과 그 형제들도 마찬가지

    뽑아도 뽑아도 죽는날 까지 쑥쑥 자라는 쑥처럼

    언젠가 몸이 아니라

    그 영혼이 진짜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며

    그 영혼이 무한대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산 나무가 되어 산 아래로 내려오기 위하여

    한 고비 넘으면 또 한 고비

    주저앉다 서다 뒤돌아서다, 삭이고 깊은 절망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이것이 운명이었던가? 그렇다면...

    어두워진 마음, 한 줄기 바람결에 날려버리고

    헐떡이는 그 고갯길을 오르고 또 오르고 있습니다.

 

    이름도 신비로워라. 쑥

    원폭이 투하된 곳에서 가장 먼저 싹텄다는 그 풀

    이 쑥이 얼마나 좋은지 쑥 애호가 기정애 권사님 감탄 하나면 족합니다.

    쑥 먹고 칠십 여 생 지금껏 별로 아파 본 적이 없다고 !

    틈만 나면 쑥 노래를 부르십니다.

    쑥 하면 삼월 쑥 오월 쑥 쑥 뜯어 봄나물

    은은하고 속 깊은 쑥 개떡의 기막힌 맛

    향긋한 쑥차에 오툴도툴 쑥버무리

    어쩌다 벤데 타박상 상처난 데 쑥을 으깨어 바르면

    신통방통하게 피가 그치고 상처가 낫기도 했지요.

 

    쑥은 크게 해독, 살균, 진통, 소염, 청혈, 항암작용을 합니다

    기혈을 따뜻하게 하고 한습을 몰아냅니다.

    몸을 따뜻케 하여 냉 대하, 유산이나 배와 자궁이 차서 불임인 경우에 좋고

    자궁 출혈에 특효라고 합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여 간 기능 활성화 및 간염, 간경화, 지방간에 잘 듣습니다.

    콜레스테롤을 억제하여 혈행을 개선하고 혈압을 조절합니다.

    비타민 A, B, C와 칼슘, 철분이 많아 노화방지 및 피부미용에 좋습니다.

    눈을 맑게 하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면역 효과가 뛰어납니다.

    또한 강장제, 통경제, 이뇨제로 활용되며

    강력한 해독작용으로 체내에 농약성분, 화학약품 등을 해독합니다.

    체내의 백혈구의 수를 늘려주는가 하면

    위장병, 변비  치질 전립선염, 만성기관지염 이질 습진 가려움증 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약성이 있다고 전해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쑥은 피와 살을 해독하고 엔자임을 늘려주는 무병장수의 약초

    곰이 쑥 먹고 사람 된 전설과도 같이

    새봄 쑥이야말로 무너진 건강을 되 찾아 주고

    환자가 아니라 다시 사람 되는 최고의 들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활의 봄

    생명의 빛 가운데

    세상이 기쁘게 다시 나고

    ‘참 좋다’ 신 이 세상은 봄 쑥 뿐 만아니라

    온 힘을 다하여 나를 살려주고 길러주고 아껴주고 있건만

    나는 쑥 성장하기는커녕

    쑥 가라앉고 맙니다.

 

    이제

    ....

    이제

    ....

    쑥

    하산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