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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모기에게서 듣는 복음

2011.07.22 08:51

지혜 조회 수:1954

어제 원대에서 공부 마치고

교수님, 문우들과 함께 청운사에 다녀왔습니다.

이상 기후로 올해 백련은 영 시원찮았지만

주지 스님의 법문과 손수 우려주시는 연잎차로

마음이 부른 하루였습니다.

아니 그 향기와 빛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스님은 때로는 손님들이 와서 하루 밤을 묵어 가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더러는 준비해 온 술을 밤 늦도록 마시다가 치우지도 않고 잠들면

공양주도 없는 스님은 손수 설겆이를 하고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지어서 주신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그것은 봉사도 그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그들을 통하여 당신은 수행할 뿐이라 합니다.

 

오래 전엔 공양주를 구하러 여러군데 직업소개소까지 다니시다가

문득 '파리 모기 하루살이도 제 입 스스로 해결하고 사는데

나는 내 입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올라와서 그만 두셨답니다

 

좋은 일을 하고도 그들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

그 일, 그 관계를 통하여 나를 살아가는 수행.....

파리 모기로 부터도 들을 수 있는 복음.....

 

눈 떠서 잘 보고, 잘 듣고, 

그냥 그리 살면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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