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되기를 거부한 물*
2008.05.03 00:06
.
스승이 되기를 거부한 물
지극히 평범한 사람
물은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이 그를 스승으로 떠받들기 시작하자
어느날 홀로 숲속으로 들어가 하느님께 말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내게 이토록 지독한 형벌을
내리시는 겁니까? 제발 나를 가만히 좀 내버려 두세요.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평범한 삶을 나는 원합니다
제발 스승이라는 칭호를 이제 가져가 주십시오
세상에는 스승이 너무 많으며, 나는 스승이 되기를 거부합니다
목사라는 칭호도 거북합니다. 차라리 SD로 불려지는게 낫겠습니다
나는 평범한 인간이고 싶습니다
평범한 인간의 기쁨을 내게서 앗아가지 마십시오
그러나 물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그가 손을 대면 병자들도 병이 나았고 영혼의 상처도 아물어 갔다
가는 곳마다 그는 선생님으로 불리워지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마침내 물은 어느날 밤 어둠을 틈 타 멀리 떨어진
숲속 마을로 달아나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그가 어찌나 수염을 기르고 평범한 사람으로 변장을 하고 살았던지
그가 죽을 때까지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그와 한집에 살았던 도조차도 그를 지극히 평범한 시인으로 알았다
그는 어느 곳에 묻혔는지 조차도 아무도 모르게 땅속에 묻혀 흙이 되어 버렸다
누군가는 안개가 되어 빛 속으로 사라졌다고도 했다
먼 훗날 도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바로 우리 주변의 지극히 어떤 평범한 사람이
우주와 한 몸으로 춤추고 뛰어 놀고 싶어서
그 스승이 되기를 거부한 물인지 누가 아느냐고 웃음지었다.
댓글 4
-
타오Tao
2008.05.03 01:31
-
구인회
2008.05.03 09:35
공간의 중심은 가온,
시간의 중심은 처음입니다
존재의 중심을 잃어서는 안되겠지만
처음 인연을 생명으로 알고 꼭 붙잡고 가세요 **
-
새봄
2008.05.03 11:34
눈물고인 채로..
처음이듯이
두 번 다시 못 볼듯이
글.. 음악.. 님의 모습..
한아름 고마운 선물 받습니다!
-
sahaja
2008.05.05 21:07
아름다운 시극이네요~!
구인회님 그대는 타고난 시인이네요!!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주셨네요.
영혼이 맑으면 빛이된다는거 어떻게 아셨을까~!
사랑하는 우리 구인회님!
나보다 일찍 간님을 불러보세요.
안개 속에서 바람속에서,
햇빛 속에서 ..
하늘을 처다보고 이름을 부르면
내 가슴에 가득 고이는 님의 모습이 보이거든요..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9 | 진달래마을 풍경(5.4 지혜와 영혼의 소리/중국연합) [2] | 구인회 | 2008.05.07 | 4354 |
218 | 하나의 마음으로 가는 길 | 운영자 | 2008.05.06 | 4615 |
217 | 영성수련 하신 님들 | 운영자 | 2008.05.06 | 4551 |
» | 스승이 되기를 거부한 물* [4] | 구인회 | 2008.05.03 | 3547 |
215 | 진달래마을 풍경(4.27 지혜와 영혼의 소리) [2] | 구인회 | 2008.04.30 | 4208 |
214 | 눈은 그대의 영혼이다(태현이의 날) [3] | 구인회 | 2008.04.25 | 5545 |
213 | 진달래마을 풍경(4.20 영혼과 지혜의 목소리) [3] | 구인회 | 2008.04.24 | 4746 |
212 | 아를의 여인 [1] | 운영자 | 2008.04.23 | 5143 |
감동을 가득 안고 갑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