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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되기를 거부한 물*

2008.05.03 00:06

구인회 조회 수: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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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  되기를 거부한 물





지극히 평범한 사람


물은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고


사람들이 그를 스승으로 떠받들기 시작하자


어느날 홀로 숲속으로 들어가 하느님께 말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내게 이토록 지독한 형벌을


내리시는 겁니까? 제발 나를 가만히 좀 내버려 두세요.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평범한 삶을 나는 원합니다


제발 스승이라는 칭호를 이제 가져가 주십시오


세상에는 스승이 너무 많으며, 나는 스승이 되기를 거부합니다


목사라는 칭호도 거북합니다. 차라리 SD로 불려지는게 낫겠습니다


나는 평범한 인간이고 싶습니다


평범한 인간의 기쁨을 내게서 앗아가지 마십시오


그러나 물의 명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그가 손을 대면 병자들도 병이 나았고 영혼의 상처도 아물어 갔다


가는 곳마다 그는 선생님으로 불리워지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마침내 물은 어느날 밤 어둠을 틈 타 멀리 떨어진  


숲속 마을로 달아나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그가 어찌나 수염을 기르고 평범한 사람으로 변장을 하고 살았던지


그가 죽을 때까지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그와 한집에 살았던 도조차도 그를 지극히 평범한 시인으로 알았다


그는 어느 곳에 묻혔는지 조차도 아무도 모르게 땅속에 묻혀 흙이 되어 버렸다


누군가는 안개가 되어 빛 속으로 사라졌다고도 했다


먼 훗날 도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바로 우리 주변의 지극히 어떤 평범한 사람이


우주와 한 몸으로 춤추고 뛰어 놀고 싶어서


그 스승이 되기를 거부한 물인지 누가 아느냐고 웃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