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490222
  • Today : 1619
  • Yesterday : 1063


이육사 유고시 -광야

2021.06.10 06:25

물님 조회 수:6543

〈광야(曠野)〉

            이육사(李陸史)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스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노아 부르게 하리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3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7142
402 달의 기도 물님 2022.09.19 7270
401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6851
400 꽃눈 물님 2022.03.24 8163
399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물님 2022.01.08 7127
398 소동파의 시 물님 2021.12.18 7275
397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물님 2021.12.09 8166
396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6671
395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물님 2021.08.11 7131
»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6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