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3 | 눈물 [1] | 물님 | 2011.12.22 | 5985 |
262 | 풀 - 김수영 [1] | 물님 | 2011.12.11 | 5820 |
261 | 인생을 말하라면 | 물님 | 2011.12.05 | 5979 |
260 | 나는 숨을 쉰다 [1] | 물님 | 2011.11.28 | 5689 |
259 |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 물님 | 2011.11.22 | 5946 |
258 |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 키론 | 2011.11.21 | 5817 |
257 | 곳감 맛 귤 맛 [1] | 물님 | 2011.11.08 | 6377 |
256 | 새-천상병 | 물님 | 2011.10.31 | 10118 |
255 | 박성우, 「소금창고 | 물님 | 2011.10.24 | 6155 |
» | 가을의 기도 -김현승 | 물님 | 2011.10.18 | 63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