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872
  • Today : 1144
  • Yesterday : 1345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4486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하늘꽃 2008.06.30 4372
102 [5] 하늘꽃 2008.11.17 4370
101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4361
100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4361
99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4361
98 언젠가도 여기서 [1] 물님 2012.06.18 4360
97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4358
96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4355
95 신록 물님 2012.05.07 4351
94 행복 요새 2010.07.20 4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