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021
  • Today : 899
  • Yesterday : 927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2007.08.19 23:36

운영자 조회 수:2594

         화순 운주사


                              이 병 창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 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알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미륵세상을 노래하지 말라
     내 몸이 부서져 닳고 닳아도
     여전히 한스러운 세상
     나의 기다림은 멀다


     나를 누워있는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나의 발끝에서 더 이상 절하지도 말라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일어서지 않을 때
     나는 돌이 되어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밤이 새기 전에 그대
     일어서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팔다리 잘려진 나의 용화 세상을
     그대의 가슴 속에서 열어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달의 기도 물님 2022.09.19 2659
252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2657
251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2656
250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2655
249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2655
248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2653
247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2653
246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2650
245 [1] 샤론(자하) 2012.03.12 2643
244 사십대, 바라볼 시간이 많지 않다 운영자 2008.06.10 2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