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弔問)
2016.11.24 10:13
조문(弔問)
김수호
아침 안개는
부끄러움이 피워내는 환각이다.
나는 끈적한 안개 한 모금을 삼키고
부끄러움에 취해 손을 뻗었다.
손 뻗은 자리엔 죽은 노목(老木)이 있다.
추한 저 껍데기도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해는 오늘도 뜨고 또 다시 지겠지만
죽어버린 아버지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말라비틀어진 마음에 위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들이쉬었던 상념을 뱉는다.
해는 모르는 새 머리 위까지 왔다.
눈물고인 눈으로 나는
단풍과 둘이서 붉게 노목(老木)을 조문(弔問)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3 | 나도 목을 비튼다^^ [3] | 하늘꽃 | 2008.02.04 | 3536 |
52 |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1] | 구인회 | 2013.06.29 | 3536 |
51 | 따뜻함에 대하여 [6] | 운영자 | 2008.07.03 | 3540 |
50 | 천산을 그리며 [4] | 운영자 | 2008.08.02 | 3550 |
49 | 아니 ! 제목이 춤을~ [5] | 하늘꽃 | 2008.07.15 | 3554 |
48 | 이병창 시인의 ㅁ, ㅂ, ㅍ [1] | 송화미 | 2006.09.13 | 3565 |
47 | 입암산 (당연히 물)음악도 있어요 [2] | 하늘꽃 | 2008.02.27 | 3580 |
46 | 화순 개천산 - 이병창 [1] | 운영자 | 2007.05.30 | 3599 |
45 | 행복해 진다는 것 | 운영자 | 2007.03.02 | 3612 |
44 | 우꼬 사라 우꼬 사라 [3] | 운영자 | 2008.05.29 | 36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