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2013.02.28 17:27
고해
무서운 거라고
세상이 아닌
먹지 못한 밥이 무서운 거지
육신의 끼니만 꼬박 챙기고
위로 아래로
왼쪽 오른쪽으로도 먹지 못했던 밥
그 밥의 눈물이 시방 두려운 거지
저리 뚝뚝 떨어지다가
내 발등을 뚫어버릴까 봐
그 밥의 눈물이 무서운 거지
아니지 아니지
여전히 도망칠 궁리만 하는 내 발이 두려운 거지
끼니는 거르지 않으면서 뒤도 안 보는 내가 내게 미안한 거지
혼 없는 한숨이 너무 무서운 거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0 | 이름 값을 하는 절기 [3] | 지혜 | 2011.09.26 | 2319 |
209 | 물 [2] | 도도 | 2012.03.09 | 2319 |
208 | 그대의 하늘을 열어야지 [1] | 지혜 | 2011.10.06 | 2322 |
207 | 손자 일기 2 [1] | 지혜 | 2011.12.24 | 2322 |
206 | 간이역에서 [1] | 지혜 | 2011.10.17 | 2323 |
205 | 생명의 성찬 [2] | 지혜 | 2011.09.27 | 2324 |
204 | 관계 [2] | 지혜 | 2011.08.31 | 2325 |
203 | 어둠이 집을 지었지만 | 지혜 | 2011.10.23 | 2326 |
202 | 길 [1] | 지혜 | 2013.10.01 | 2332 |
201 | 메밀꽃 질 무렵 [1] | 지혜 | 2011.10.05 | 23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