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2010.03.01 20:51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물
초등학교 다닐 때 미술책에 있는
조그만 고흐의 그림 '보리밭'
그때 나의 영혼은 노란 화상을 입었다
중학교 시절 뭉크의 '마돈나'
나의 영혼은 그 때 뒤집어졌다.
지갑 속에 넣고 다니던 마돈나의 불길은
늘 나를 쏘시개로 삼았고
나는 그 뜨거움을 달래느라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했던가.
오늘 아침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과
그의 편지를 읽노라니
그냥 눈물이 흐른다.
추운 세상 알몸으로 살아갔던 그의 영혼이
내 앞에서 감자를 먹고 있다.
감자 한 알을 나눌 수 있는 인심이
사라진 세상을 그는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다.
미친 세상에서 함께 미치지 못한 그를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를 생각하며
이 아침에 나는 나를 울고 있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 | 추수 [1] | 지혜 | 2011.09.22 | 3879 |
70 | 대붕날다 [4] | 샤론 | 2012.05.21 | 3874 |
69 | 모악산 산골물 [1] | 도도 | 2012.02.27 | 3872 |
68 | 그에게 꽃을 받다 [1] | 지혜 | 2011.08.18 | 3866 |
67 | 벼 - 물 [1] | 물님 | 2011.12.24 | 3863 |
66 | 보이는, 보이지 않는 [2] | 지혜 | 2011.11.13 | 3860 |
65 | 벽으로 [4] | 지혜 | 2012.06.23 | 3855 |
64 | 거기로 가라 [1] | 지혜 | 2011.09.12 | 3855 |
63 | 나를 건지러 갑니다(루가5,1~11) [1] | 지혜 | 2011.08.22 | 3844 |
62 | 별 [1] | 지혜 | 2013.03.24 | 3843 |
하늘과
진노랑 보리
나
하나로
숨쉬고
춤추며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