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09.10.12 21:49
10월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시인 오세영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 | 웅포에서 | 요새 | 2010.12.05 | 3375 |
182 | 가장 좋은 선물은 ? | 물님 | 2010.12.23 | 3377 |
181 |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 구인회 | 2012.07.24 | 3377 |
180 |
그리움
[2] ![]() | 샤말리 | 2009.01.12 | 3384 |
179 | 숯덩이가 저 혼자 [2] | 요새 | 2010.02.04 | 3384 |
178 | 행복해진다는 것 [1] | 운영자 | 2008.12.04 | 3385 |
177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3387 |
176 | 꿈 길에서 1 | 요새 | 2010.03.15 | 3391 |
175 | 까비르 "신의 음악" [1] | 구인회 | 2012.06.26 | 3391 |
174 | 거울 | 물님 | 2012.07.24 | 3392 |
열매가 떨어져 생명이 되고
생명이 떨어져 영원이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