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2245
  • Today : 1100
  • Yesterday : 152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37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전화 -마종기 시인 물님 2012.03.26 1298
272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341
271 [1] 샤론(자하) 2012.03.12 1376
270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1345
269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439
268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1374
267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374
266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351
265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360
264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물님 2012.01.02 1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