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6931
  • Today : 1002
  • Yesterday : 991


밤새 어깨 밑에서

2011.03.18 06:25

물님 조회 수:3719

 

 

 

        밤새 어깨 밑에서

                                   물

 

 

밤새 어깨 밑에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언젠가 살았었던 별 몇 군데

마실 떠났다 돌아오는 길

누군가는 생각의 짐들을 내려놓고

잠자라 했는데

잠 속에서 나의 잠은 없다.

밤새 나의 양 어깨 밑에서

내 생각의 바다는 출렁거렸다.

떠나야 할 때 떠나지 못했던 별

남아야 할 때 남아있지 못했던 별들에 대한

아득한 회한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이승의 하룻밤 사이에

이 귀환의 새벽까지

나는 얼마나 먼 걸음을 걸어 온

여행을 했던가.

밤사이 들었던 파도는 나의 눈물이었을까

수만리 밖 순례의 여정 끝

어느 동굴에서 숨을 거두던

순례자의 한숨이었을까.

파도 소리는 여전히 나의 어깨 밑을

떠나지 않고 있다.

 

                          2010. 3. 18. 0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0 가을 선운사에서 [1] 지혜 2011.10.03 2566
259 무엇이 구원인가? [1] 지혜 2011.08.16 2568
258 처서 [1] 지혜 2011.08.25 2571
257 보는 것과 해 보는 것 [2] 도도 2011.10.02 2577
256 대목大木 [1] 지혜 2012.09.13 2577
255 백수도로에서 백수가 되기로 했네 지혜 2011.10.24 2584
254 지난여름 보내며 [1] Saron-Jaha 2013.09.28 2585
253 안시성 옹기 터에서 [2] 지혜 2011.08.27 2587
252 정의正義는 거기에 지혜 2011.12.04 2588
251 나를 건지러 갑니다(루가5,1~11) [1] 지혜 2011.08.22 2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