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라티우스의 <시학>
2020.12.08 21:35
“시는 아름다운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합니다. 시는 물론 감미로워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람의 얼굴은 웃는 자와 더불어 웃고, 우는 자와 더불어 우는 법입니다.
만일 그대가 나를 울리고자 한다면 먼저 그대 자신이 고통을 느껴야 할 것이오.
그래야만 비로소 텔레포스여, 그리고 펠레우스여, 그대의 불행이 나를 감동케 할 것이오. 만일 그대가 남이 시키는 말만 서투르게 늘어놓는다면 나는 하품과 웃음을 참지 못할 것이오, 비장한 말은 슬픈 얼굴에 어울리고, 위협적인 말은 성난 얼굴에 어울립니다. 그리고 변덕스런 말은 익살스런 얼굴에 어울리고, 진지한 말은 엄숙한 얼굴에 어울립니다.
자연은 그때그때의 경험에 따라 우리의 마음을 조율하는 것입니다. 자연은 즐겁게 해주기도 하고, 격동시키기도 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의기소침하게 하기도 하고, 불안으로 마음 죄게도 합니다. 그런 연후에 영혼의 감동을 바깥으로 표출시키는데, 이때 혀가 그 통역 노릇을 합니다.
그러나 이때 화자話者의 말이 그의 체험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관중석에 앉아 있는 모든 로마인들은 교양의 유무를 막론하고 폭소를 터트릴 것입니다.“
호라티우스의 <시학> 문예출판사 천병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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