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제일 박꿀라[婆拘羅]
2010.02.18 17:58
1월 새해 2월도 새해 오늘도 새해.
새해에는 의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를 합니다. 복이란 복은 다 받으라는 한 마음의 표현이겠지요. 복하면 성서에 산상수훈 팔복福이 상서의 홍범편에는 오복五福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오복은 수명長壽, 부富, 강녕健康, 유호덕 攸好德, 고종명 考終命 새해 인사의 복福은 대게 위에 열거한 것을 뜻할 겁니다. 자고이래 인간의 5복 중에 그 첫째가 長壽라 했는데 성서의 인물 중에 가장 오래 산분은 믿거나 말거나 에녹의 아들 무드셀라가 969세를 사셨다고 하네요. 예수님의 제자 중에는 예수께서 모친을 부탁하기도 한 “예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 주후 6년쯤 갈릴리에서 나셔서 94세까지 사랑으로 사시다가 소아시아 예배소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혹자는 104세까지 사셨다고 하고 엘리아처럼 승천하셨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면 부처님의 제자 중에 가장 오래사신 분은 누구인지요? 부처님 사후 종단을 이끌었던 두타제일 마하가섭과 부처님의 사촌 다문제일 아난존자는 각각 120년 그보다 장수한 분이 있으니 박꿀라 婆拘羅 존자, ‘160세’ 제자 중에 한 번도 병에 걸리지 않고 장수하여 '無病第一'로 불렸습니다. 박꿀라 婆拘羅 존자는 밧지국의 수도 코삼비 장자의 아들 어머니의 실수로 물에 빠졌는데 천우신조로 죽지 않고 흘러내려가서 바라나시 물가에서 기적적으로 구조, 다른 부모 밑에서 양육되어집니다. 그래서 이분의 이름이 특이하게도 박꿀라 婆拘羅, 바하는 양쪽, 꿀라는 가문이라는 뜻으로 ‘양쪽 집안’이란 이름입니다. 박꿀라 婆拘羅 존자는 그의 이름처럼 양극과 극을 사신 분으로서 태어나자 마자 이미 죽음을 경험하고 낳아준 부모와 길러준 부모의 치열한 카르마를 체험합니다. 붓다와 같이 유복한 생활을 끝내고 스스로 청빈한 삶을 택하는가 하면 80세 고령에 불문에 귀의하여 7일 만에 깨달음을 얻고 죽는 날까지 두타행을 실천하고 스스로 빛이 되어 삼매에 듭니다. 집착과 삼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두타수행법 頭陀修行은 在阿蘭若處 속세와 떨어진 고요한 곳에 머무는 거요 常行乞食 신도들의 공양을 따로 받지 않고서 항상 걸식합니다 七家食 하루에 일곱 집만 차례로 찾아가 걸식을 하고 次第乞食 만일 음식을 얻지 못했을 경우에는 굶습니다 受一食法 하루에 한자리에서 한번만 식사합니다 節量食 바루에 담긴 음식만으로 배고픔을 면할 정도 조금 먹습니다 中後不得飮漿 정오가 지나면 음료 등도 마시지 않습니다 着弊衲衣 좋은 옷을 입지 않고 시체를 태운 분소의 糞掃衣만 걸칩니다 但三衣 삼의 三衣만 입습니다 塚間住 무덤에서 머물고 樹下止 나무 밑 떨어진 곳에서 쉬고 露地座 노천에서만 앉고 但座不臥 앉기만 하고 눕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랜 두타頭陀행을 통해 경지에 오른 박꿀라 존자에 대한 시기와 불만이 여기 저지서 터져 나옵니다. 깨달음을 얻은 존자가 일체법을 설하지도 나누지도 않고 제자를 두지도 않고 회향하지 않는 것은 외도外道라는 비판 존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갑니다. 한번은 재가친구인 아첼라 카싸파가 막꿀라 존자를 찾아와서 묻습니다. 이 물음은 마치 혜가와 같이 깨달음에 대한 절박함에서 나온 근원의 물음입니다. “벗이여, 출가한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출가한 지 팔십 년이 지났습니다. 그대는 팔십년 동안 여인과 몇 번이나 관계를 맺었습니까?” 카싸파, 나의 벗이여, 그와 같이 묻는 것은 합당한 물음이 아닙니다. 그대는 팔십 년 동안 마음에 애욕의 생각이 몇 번이나 생겨났는가?’ 라고 물어야 합니다. 카싸파, 내 오랜 벗이여 팔십 년 동안 애욕에 대한 생각이 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분노와 폭력에 대한 생각이 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부자로부터 옷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물감으로 옷을 물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식사초대를 받아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누군가 나를 식사에 초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여인의 특징과 인상을 파악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비구니 처소에 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구족계를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남에게 의존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타인으로부터 시봉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소젖 짜는 시간만큼이라도 질병에 시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사군자나무열매만큼이라도 약을 먹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침대를 만들고 베개를 사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팔십 년 동안 마을거처에서 우기를 맞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벗이여, 나는 출가한 후에 칠일동안 빚진자로 탁발음식을 먹었고 팔 일째 궁극적 지혜가 발생했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아첼라 카싸파가 대답합니다. “벗이여. 이 가르침과 계와 규율에서 나도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겠습니다.” 그래서 아첼라 카싸파는 이 가르침과 계율에 따라 불문에 귀의합니다. 아첼라 카싸파는 구족계 具足戒를 받고 훌륭한 가문의 자제들이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하듯 홀로 고요한 곳에서 용맹 정진하여 더 이상 없는 청정한 삶을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알고 봄觀을 성취하게 됩니다. 그는 ‘태어남은 제거되고 청정수행은 완성되고 할 바는 다했으며 다시는 이런 상태가 없다.’고 깨닫고 끝내 아첼라 카싸파는 아라한이 됩니다. 예수께서 다른 길을 가는 사울을 바울 사도로 이끄시고 그 바울사도가 가장 투철하게 먼저 가신 예수님의 길을 따랐던 것처럼 깨달음을 얻고도 회향하지 않는다고 욕먹었던 바꿀라 존자는 자이나교 나형외도 裸形外道의 성자 고해의 바다에서 출렁거린 단 한 사람 아첼라 카싸파를 깨달음의 청정한 길로 안내합니다. 관자재 觀自在 자신이 자신을 낳고 아첼라 카싸파 그 한 사람을 잉태하고자 팔십생을 두 번이나 살았던가요? 그 후 박꿀라 존자는 천국의 열쇠를 받은 베드로처럼 열쇠를 들고 승원과 저자거리를 다니며 말합니다. 존자들이여, 나오시오. 중생들이여, 나오시오. 오늘 내가 완전한 열반에 들려 합니다. 한 생 동안 단 한 번도 미혹에 빠진 적도 없고 단 한 번도 병 걸린 적이 없던 무병제일 無病第一 박꿀라 존자는 그의 나이 160이 되던 해. 존자와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승단 가운데 앉아서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이 티끌 하나 의지하지 않고 대방광 이실법계 스스로 빛과 불을 내어 화광삼매 火光三昧에 들었습니다. 무병제일 無病第一 박꿀라 婆拘羅 존자 그분은 건강은 탐진치 삼독으로부터 벗어난 굴절 없는 수행과 일일일식 등 두타행으로 일컫는 청빈에서 나왔으며 자신의 뫔이 곧 빛과 거룩이요 사정 없이 빛과 불을 퍼붓는 지성소였습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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