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2927
  • Today : 525
  • Yesterday : 874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27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3405
262 천사 [2] 하늘꽃 2008.05.14 3403
261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물님 2021.08.11 3395
260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3388
259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3388
258 [1] 샤론(자하) 2012.03.12 3384
257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3380
256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3380
255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3365
254 하늘 냄새 [1] 물님 2011.10.10 3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