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83 | 아침에 쓰는 일기 3. [8] | 하늘꽃 | 2008.09.01 | 3279 |
282 | 떼이야르드 샤르뎅 [2] | 운영자 | 2008.09.04 | 2573 |
281 | 바다 [3] | 이상호 | 2008.09.08 | 2443 |
280 | 하느님 나라 [5] | 하늘꽃 | 2008.09.09 | 3169 |
279 | 꼬리잡기 [5] | 운영자 | 2008.09.15 | 2440 |
278 |
당신은
[5] ![]() | 하늘꽃 | 2008.09.18 | 3145 |
277 | 찬양 [6] | 하늘꽃 | 2008.09.25 | 2320 |
276 | 옷 [5] | 운영자 | 2008.09.29 | 3240 |
275 | 꿈 [3] | 운영자 | 2008.10.13 | 2721 |
274 |
하늘꽃
[3] ![]() | 하늘꽃 | 2008.10.23 | 256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