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3 | 바람이 바뀌었다 -박노해 | 물님 | 2021.08.11 | 3688 |
272 | 나무학교 | 물님 | 2013.11.27 | 3682 |
271 | 마지막 향기 [2] | 만나 | 2011.03.16 | 3672 |
270 |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 물님 | 2022.01.08 | 3667 |
269 | 포도가 저 혼자 | 하늘꽃 | 2007.09.15 | 3664 |
268 |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 이중묵 | 2009.01.24 | 3657 |
267 |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 물님 | 2010.03.17 | 3653 |
266 | 물 [1] | 샤론(자하) | 2012.03.12 | 3650 |
265 |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 솟는 샘 | 2013.11.06 | 3649 |
264 | 시인의 말 [1] | 하늘꽃 | 2009.01.17 | 3647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