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4745
  • Today : 1266
  • Yesterday : 1189


내 유년의 가르침은

2011.11.23 00:07

물님 조회 수:1736

 

 

내 유년의 가르침은

                            물

                   

하와를 유혹한 뱀 때문에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했다는

전도사님의 설교에 감동을 받고

우리는 형들의 뒤를 따라 나섰다.

뱀을 잡아 죽이자고

이 세상을 서럽게 만든 원수

뱀들을 잡아 죽이자고

우리는 논두렁과 야산을 찾아 헤맸다.

어느 날 전쟁 포로를 잡듯이

제법 큰 뱀 한 마리를 잡아

전신주 옆에 매달아 화형식을 거행했다.

아담은 하와에게

하와는 뱀에게

그러나 말 못하는 뱀은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하지 못했다.

불길 속에서 뱀은 무어라고 항변하며

죽어 갔을까.

뱀마저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라는

가르침은 어디로 간 것일까.

원망과 탓의 비빔밥을 먹어대며 살아가는

인간 세상에서

뱀을 향한 돌팔매질부터 배운

어린 날의 예배당

내 유년의 가르침은 그래서 슬프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0 내 안의 나 ,나, 나 [1] 지혜 2011.07.30 1957
169 걸음마 [1] 도도 2012.11.30 1957
168 봄 편지 [3] 지혜 2012.03.17 1958
167 그 꿈 [1] 물님 2013.03.05 1958
166 거기까지 [2] 지혜 2012.03.07 1959
165 못 하나만 뽑으면 지혜 2012.04.01 1960
164 기도 [1] 지혜 2012.01.12 1965
163 삶의 자전거타기 [1] 지혜 2011.07.31 1966
162 가을 [1] 마음 2013.09.11 1974
161 새롭게 깨어나는 오월! 의식의 도약이 일어나는 오월이기를!! 물님 2012.05.15 19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