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0794
  • Today : 672
  • Yesterday : 927


아들아 ,봄 길은

2011.04.26 23:17

물님 조회 수:3289

 

 

 

              

아들아 ,봄 길은

                                 물

 

아들아, 봄 길은

가만 가만 걸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가까울수록

땅바닥에 붙어 피는 민들레가

너의 발밑에서 떨고 있구나.

 

 

너는 지금 맨 땅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

네가 걷는 길은

온 우주의 힘이 여린 순으로

올라오는 길.

빛을 기다려 온

빛을 향한 순례를 떠나는

생명들의 머리를 지나가고 있다.

 

 

아들아, 봄 길은

숨을 죽이고 걸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주어진 운명을 필연으로 받아들인

봄꽃들의 아픈 미소를 읽으며

걸어야 한다.

봄 길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 손자 일기 2 [1] 지혜 2011.12.24 2371
209 동면 걷기 [1] 지혜 2013.01.21 2375
208 이름 값을 하는 절기 [3] 지혜 2011.09.26 2376
207 술이 부는 피리 [1] 지혜 2011.08.27 2377
206 겨울 춘몽 [3] [6] 지혜 2013.03.04 2385
205 생명의 성찬 [2] 지혜 2011.09.27 2388
204 어떤 약속 지혜 2012.05.24 2389
203 그가 빈 몸을 반짝일 때 [1] 지혜 2011.07.26 2392
202 어둠이 집을 지었지만 지혜 2011.10.23 2394
201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2] 도도 2011.11.07 2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