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0602
  • Today : 761
  • Yesterday : 1032


아들아 ,봄 길은

2011.04.26 23:17

물님 조회 수:4036

 

 

 

              

아들아 ,봄 길은

                                 물

 

아들아, 봄 길은

가만 가만 걸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가까울수록

땅바닥에 붙어 피는 민들레가

너의 발밑에서 떨고 있구나.

 

 

너는 지금 맨 땅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

네가 걷는 길은

온 우주의 힘이 여린 순으로

올라오는 길.

빛을 기다려 온

빛을 향한 순례를 떠나는

생명들의 머리를 지나가고 있다.

 

 

아들아, 봄 길은

숨을 죽이고 걸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주어진 운명을 필연으로 받아들인

봄꽃들의 아픈 미소를 읽으며

걸어야 한다.

봄 길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 차례상 [2] 지혜 2012.10.03 3210
209 기다림 에덴 2010.04.22 3212
208 모악산 산골물 [1] 도도 2012.02.27 3215
207 답청踏淸 [1] 지혜 2013.12.07 3215
206 벼 - 물 [1] 물님 2011.12.24 3217
205 그림자 없는 길 [1] 지혜 2013.03.27 3218
204 닫혀진 아침 [1] 지혜 2011.10.11 3221
203 가을 편지 [1] 지혜 2011.09.19 3223
202 똥의 고독 [1] 지혜 2011.09.02 3226
201 이름 값을 하는 절기 [3] 지혜 2011.09.26 3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