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2881
  • Today : 479
  • Yesterday : 874


아들아 ,봄 길은

2011.04.26 23:17

물님 조회 수:4139

 

 

 

              

아들아 ,봄 길은

                                 물

 

아들아, 봄 길은

가만 가만 걸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가까울수록

땅바닥에 붙어 피는 민들레가

너의 발밑에서 떨고 있구나.

 

 

너는 지금 맨 땅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

네가 걷는 길은

온 우주의 힘이 여린 순으로

올라오는 길.

빛을 기다려 온

빛을 향한 순례를 떠나는

생명들의 머리를 지나가고 있다.

 

 

아들아, 봄 길은

숨을 죽이고 걸어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피어나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주어진 운명을 필연으로 받아들인

봄꽃들의 아픈 미소를 읽으며

걸어야 한다.

봄 길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0 차례상 [2] 지혜 2012.10.03 3315
79 돋보기 [2] 지혜 2012.07.19 3314
78 모악산 산골물 [1] 도도 2012.02.27 3309
77 칠월의 바람 [1] file 물님 2012.07.13 3308
76 오에 겐자부로, 「탱크로의 머리 폭탄」 중에서 물님 2012.08.16 3305
75 이름 값을 하는 절기 [3] 지혜 2011.09.26 3303
74 불재 file Saron-Jaha 2012.06.09 3300
73 벼 - 물 [1] 물님 2011.12.24 3299
72 어린 새 [1] 지혜 2011.09.10 3295
71 약속 [1] 지혜 2012.01.04 3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