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2020.09.09 20:50
내가 저녁을 슬퍼하면서,
가을이 슬퍼할 것이 없는데도 슬퍼지는 이유를 알겠다.
하루의 저녁이 오면, 가파른 산이 붉어지고, 뜨락의 나뭇잎이 잠잠해지고,
날개를 접는 새가 처마를 엿보고,
창연히 어두운 빛이 먼 마을로부터 이른다면,
그 광경에 처한 자는 반드시 슬퍼하여 그 기쁨을 잃어버릴 것이니.
해를 아껴서가 아니요,
그 기운을 슬퍼하는 것이다. 하루의 저녁도 오히려 슬퍼할 만한데,
일 년의 저녁을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옥李鈺의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士悲秋解>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03 | 새-천상병 | 물님 | 2011.10.31 | 5866 |
402 |
불재
[12] ![]() | sahaja | 2008.05.22 | 3974 |
401 |
사월의 기도
[8] ![]() | 운영자 | 2008.04.20 | 3751 |
400 | 알마티 가는 길 [1] | 물님 | 2005.12.17 | 3488 |
399 | 아프리카로 가는 길 | 이병창 | 2005.09.05 | 3342 |
398 |
키르키스탄 이슼쿨 호수에서
[1] ![]() | 송화미 | 2006.04.23 | 3323 |
397 | 별 헤는 밤 - 윤동주 | 도도 | 2020.03.02 | 3271 |
396 | 물님의 당신의 복음서 [1] | 운영자 | 2007.02.07 | 3262 |
395 | 아들에게 | 이병창 | 2005.09.05 | 3247 |
394 | 쉼표이고 싶다 | 운영자 | 2006.01.09 | 31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