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7615
  • Today : 885
  • Yesterday : 98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120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3 신록 물님 2012.05.07 2998
242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3001
241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3002
240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3004
239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3011
238 비 내리면(부제:향나무의 꿈) / 이중묵 [4] file 이중묵 2009.01.21 3012
237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3017
236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3018
235 예수에게.1 / 물 [1] file 하늘꽃 2007.09.01 3020
234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3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