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266
  • Today : 1040
  • Yesterday : 1296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450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1472
282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472
281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473
280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 박노해 물님 2022.01.08 1474
279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475
278 이장욱, 「토르소」 물님 2012.03.27 1476
277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476
276 초 혼(招魂) [1] file 구인회 2010.01.28 1477
275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1477
274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1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