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0957
  • Today : 682
  • Yesterday : 1501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600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1783
272 [5] 하늘꽃 2008.11.17 1831
271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1727
270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1717
269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1612
268 바다가 말하기를 [2] 운영자 2008.12.06 1979
267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1609
266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1603
265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654
264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