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23 | 강물이 인간에게 [3] | 운영자 | 2008.04.27 | 2670 |
322 | 당신은 [5] | 하늘꽃 | 2008.09.18 | 2664 |
321 | 기도 [6] | 새봄 | 2008.03.31 | 2650 |
320 |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2] | 구인회 | 2013.09.18 | 2648 |
319 | ㅁ, ㅂ, ㅍ [3] | 하늘꽃 | 2007.12.29 | 2624 |
318 | 아침에 쓰는 일기.3 [2] | 하늘꽃 | 2008.05.20 | 2605 |
317 | 짧은 전화 긴 여운 - 오리지날 버전으로 [3] | 도도 | 2009.09.28 | 2574 |
316 | 꽃자리 | 물님 | 2013.02.14 | 2568 |
315 |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 물님 | 2013.01.23 | 2557 |
314 | 돌 [4] | 새봄 | 2008.04.03 | 2551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