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2010.03.01 20:51
고흐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
물
초등학교 다닐 때 미술책에 있는
조그만 고흐의 그림 '보리밭'
그때 나의 영혼은 노란 화상을 입었다
중학교 시절 뭉크의 '마돈나'
나의 영혼은 그 때 뒤집어졌다.
지갑 속에 넣고 다니던 마돈나의 불길은
늘 나를 쏘시개로 삼았고
나는 그 뜨거움을 달래느라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했던가.
오늘 아침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과
그의 편지를 읽노라니
그냥 눈물이 흐른다.
추운 세상 알몸으로 살아갔던 그의 영혼이
내 앞에서 감자를 먹고 있다.
감자 한 알을 나눌 수 있는 인심이
사라진 세상을 그는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다.
미친 세상에서 함께 미치지 못한 그를
사람들은 미쳤다고 말하지만
그가 귀를 자른 진짜 이유를 생각하며
이 아침에 나는 나를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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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진노랑 보리
나
하나로
숨쉬고
춤추며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