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2012.11.30 06:34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0 | 그색 [2] | 에덴 | 2010.10.25 | 2699 |
169 | 내사랑의고향 [5] | 샤론 | 2012.01.16 | 2688 |
168 | 마중물 [4] | 지혜 | 2012.01.19 | 2680 |
167 | 처음입니다, 내게는. [2] | 하늘 | 2011.06.16 | 2669 |
166 | 꿈 | 요새 | 2010.11.15 | 2669 |
165 | 낙화 (落花 ) | 에덴 | 2010.04.22 | 2649 |
164 | 연꽃 서정 [1] [17] | 지혜 | 2012.06.29 | 2641 |
163 | 강 선생의 목련차 [3] | 지혜 | 2012.01.07 | 2623 |
162 | 자화상 [2] | 지혜 | 2012.01.21 | 2621 |
161 | 언제쯤 - 2012 부활절 | 지혜 | 2012.04.12 | 2591 |
이 세상에 온 이유가 그 걸음마를 떼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도도님의 시를 통해서 걸음마를 떼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군요.
아기때 나를 이쁘다고 공중으로 내 던지고 받아내던 무서운 어른들도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