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2008.04.07 21:53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이 병 창
기쁨의 도시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거리에서 태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널려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문하며 걸어가던
켈카타의 거리
한 여인이 구걸의 손을 불쑥 내밀었다.
아이 업은 그녀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려놓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거두어들인 다음
다른 손을 내밀었다.
이게 웬일인가
나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녀는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오후 봄빛에 취해 있노라니
내 기억속의 그녀가 걸어 나와
내 앞에 다시 서있다.
전생을 내려놓지 못한 내 오른손의 부끄러움
쓸쓸한 나의 왼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08. 4.3
댓글 3
-
sahaja
2008.04.08 00:11
-
타오Tao
2008.04.08 06:00
저도 유사한 생각과느낌을 갖었습니다.. 어제와 그제..
제 이야기같은 물님의 비유..
너무나 인간적이고 살냄새나는 쓸쓸함.. 공감하고 절감합니다..
솔직하고 투명한 말씀! 고맙습니다..
아아 행함이 없는 행..
오늘 아침..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보고-알아차리는 Double Click..Double Click-Double Click-Double Click-Double Click... -
구인회
2008.04.08 15:13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
먼저 일어섰다고
만물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무엇을 좀 했다고 자랑으로 여기고,
무엇을 가졌다고 제 소유로 삼는 것이 아니라
功成而不居
고요히 물러서서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왼손은 왼손의 일에,
오른손은 오른손의 일에 충실하라##
물님의 웃음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말씀이 되살아나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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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인이 내민 왼손
그자리.. 여기에 방금
하나님이 쓸쓸히 지나가셨구나!
밝은 눈으로 지금 여기를 보지 못하느냐구
하나님이 날 기다리실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