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9085
  • Today : 822
  • Yesterday : 924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2457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5] 하늘꽃 2008.11.17 2518
182 초혼 [1] 요새 2010.07.28 2521
181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2522
180 물님 2011.01.25 2523
179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2525
178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물님 2012.05.23 2527
177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2534
176 거울 물님 2012.07.24 2538
175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2539
174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2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