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7686
  • Today : 627
  • Yesterday : 1079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69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3810
142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3810
141 [1] 샤론(자하) 2012.03.12 3814
140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3817
139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3821
138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1] 관계 2008.05.15 3823
137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3824
136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3827
135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3834
134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물님 2009.07.02 3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