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864
  • Today : 699
  • Yesterday : 1043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2621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507
282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2510
281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512
280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515
279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2517
278 희망가 물님 2013.01.08 2518
277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2519
276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2519
275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2520
274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2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