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370
  • Today : 1144
  • Yesterday : 1296


웅포에서

2008.06.24 18:53

하늘꽃 조회 수:1682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하늘꽃은 여기서 감동받아 얼어버렸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의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맞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3 찬양 [6] 하늘꽃 2008.09.25 1621
192 새해 다짐 -박노해 물님 2023.01.04 1623
191 고독에게 2 요새 2010.03.21 1646
190 선생님 [5] 하늘꽃 2008.11.22 1653
189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1658
188 파랑새를 찾아서...(한글판요^^) [1] file 이규진 2009.06.26 1663
187 가을의 기도 물님 2012.11.11 1668
186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1669
185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1671
184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1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