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7362
  • Today : 1136
  • Yesterday : 1296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459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5] 하늘꽃 2008.11.17 1750
232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1729
231 바다 [3] 이상호 2008.09.08 1716
230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1712
229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1708
228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1707
227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1703
226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1698
225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1693
224 희망가 물님 2013.01.08 1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