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3 | 시론 | 물님 | 2009.04.16 | 1632 |
162 |
바람 잘 날 없어라 / 박노해
[1] ![]() | 구인회 | 2010.02.04 | 1631 |
161 | 김세형,'등신' | 물님 | 2012.03.12 | 1628 |
160 | 낙화 - 이 형기 | 물님 | 2012.10.23 | 1627 |
159 | 사철가 [1] | 물님 | 2009.03.16 | 1627 |
158 |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 물님 | 2012.10.09 | 1625 |
157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1625 |
156 | 구름의 노래 [1] | 요새 | 2010.07.28 | 1625 |
155 | 봄날에 [1] | 요새 | 2010.01.01 | 1625 |
154 |
차안의 핸드폰
[3] ![]() | 하늘꽃 | 2009.01.13 | 1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