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0385
  • Today : 544
  • Yesterday : 1032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927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3086
172 봄 눈 / 물 [2] 하늘꽃 2008.02.22 3082
171 나에게 사명 완수한 시 소개 합니다 [1] 하늘꽃 2008.02.01 3080
170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3079
169 조국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2] 하늘꽃 2008.02.06 3076
168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3072
167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3070
166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3064
165 신록 물님 2012.05.07 3063
164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3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