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 비움과 채움의 율동을 조율하는 비상처방
2018.01.11 11:15
단식 ― 비움과 채움의 율동을 조율하는 비상처방
물 이병창
숨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배가 올라오고 내려간다. 그 숨으로 심장이 뛰고 있고, 온몸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일어나고 사라지고, 비워지고 채워지는 생명의 율동을 무시하고 거역할 때 인간의 삶은 병들게 된다. 비움을 모르고 오직 채움의 길로만 내달리는 개인이나 사회는 막다른 길로 접어들어 결국 망하게 된다는 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민족의 뿌리》라는 저서를 낸 바 있는 최재충 선생은 비움의 중요성을 통찰하는 글을 남겼다.
「몸의 괴로움은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맘의 미움은
고움을 알게 하며
얼이 나쁨은
참을 깨닫게 함이니
괴로움이 많고
미움이 더하고
나쁨이 클수록
세움에 이르나니
비나이다, 비나이다,
엎드려 비우나이다.」
대한민국처럼 맛집을 찾아다니는 방송이 많은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욕심대로 먹고는 또 살을 빼겠다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보면 인간의 존엄과 품위에 대해 말을 꺼내기조차 어렵다. 단군 이래로 요즘만큼 먹을거리가 풍성한 시절도 없을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들여온 식재료는 물론이고 계절과 상관없는 온갖 가공식품들이 대형마트마다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그 식품들 속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위험요소들이 숨어 있다.
내가 어린아이일 때 우리 몸의 혈관과 오장육부는 건강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과도한 긴장과 오염된 불량식품들에 의해 대부분의 몸이 망가져 있지 않은가. 소아비만과 당뇨가 날로 늘어가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포화지방산으로 흠뻑 젖은 기름에서 고온으로 튀긴 감자와 성장촉진제로 키워낸 치킨을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이 즐겨 먹는다. 그 기름은 아이들의 동맥혈관에 쌓여 언젠가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종합병원마다 줄을 선 어린이 환자들을 보면 한눈에도 이 시대가 정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잘못된 식습관에 의해 노화된 혈관은 치명적인 질병과 조기사망의 원인이 된다. 또한 몸의 여러 기능을 약화시킨다. 노화 방지를 연구하는 의사들은 혈관의 나이가 곧 몸의 나이이며, 모든 사람은 혈관이 늙는 만큼 늙는다고 말한다.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혈관의 노화를 촉진하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스트레스, 과음, 비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 배고픔과 식욕의 차이
몸을 데워주는 연료인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면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떨어진다. 이때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 중추가 자극되어 배고프다는 느낌이 생겨난다. 그러나 식욕은 전혀 배가 고프지 않지만 맛있는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을 때도 일어난다.
몸에서는 더 이상 먹으면 곤란하다고 신호를 보내도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먹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필요에 의해 먹는 것이 아니라 탐욕에 의해 먹는 것이다. 인간의 몸이 망가지는 것은 바로 이런 탐욕 때문이다.
비만의 증후는 조용히 진행되기 때문에, 그리고 이미 너도 나도 비만인 세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위험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국내의 통계에 의하면 성인의 26퍼센트가 비만에 속하고, 아이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여 정상체중보다 20퍼센트가 초과된 아이들이 전체의 35퍼센트가 넘는다. 10년 전에 비해서 세 배나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어린이 비만은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비만은 이제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성인병의 뿌리를 이루는 질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랜드 연구소는 1만 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암과 심장병 등 열일곱 개의 만성질환과 흡연, 음주, 빈곤, 비만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는데, 그 결과 네 가지 관련 요인 가운데 가장 위험하고 해로운 것이 비만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비만은 흡연보다도 더 건강에 해롭다.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과식이다. 비만은 몸속에 지방이 많이 남아 있음을 말한다. 비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알코올 중독자나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만을 가속화하는 식습관, 가족 또는 사회적 전통, 패스트푸드의 유혹 때문일 수도 있고 무료하거나 화가 날 때 무의식적으로 무엇인가를 먹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나쁜 것은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푸는 부모들이 자녀들까지 과식의 길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린아이들의 피부 아래와 간, 근육, 신장 등에 지방섬유가 형성되면 그것이 평생 남게 될 뿐만 아니라 계속 영양 공급을 요구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무절제한 식욕에 시달리게 된다.
지방은 음식 중에서 가장 칼로리가 높은 성분이다. 탄수화물 역시 과도하게 섭취하면 몸 안에서 지방으로 변해 축적된다. 잠자기 전에 먹는 밀가루 음식과 단 음식이 나쁜 이유는 잠자는 동안 당의 여유분이 지방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비만의 또 다른 원인은 운동부족이다. 현대 문명의 편리성은 인간에게 운동부족이라는 재앙을 주었다. 인간이 먹는 것은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함인데, 움직임이 거의 없이 컴퓨터 앞에나 운전석에만 앉아 있는 생활은 몸의 균형을 심각하게 깨뜨린다. 비만이 심해질수록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운동을 안 할수록 살을 빼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대부분의 당뇨환자들은 과체중이다. 무엇보다도 비만은 심혈관계에 가장 큰 무리를 준다. 체중이 늘어난 만큼 심장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비만은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여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2) 비만,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어떤 분이 찾아와 자기가 40일 금식을 했었노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40일 금식한 얘기를 몇 번이고 자랑스럽게 반복을 하는 것이었다. 조금 지루해진 나는 그 사람에게 “나는 1년에 120일씩 금식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깜짝 놀라며 어떻게 120일이나 금식을 하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에게 “당신은 하루에 몇 끼니를 먹느냐?”고 물었다. 그는 하루에 세 끼니를 먹는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나는 하루에 두 끼니를 먹는 사람인데, 당신에 비하면 1년에 120일을 금식하는 셈 아닌가?” 그러자 그의 입에서 40일 금식했다는 말이 쏙 들어갔다.
비만을 치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단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비만에 고통받는 사람들은 한두 번쯤 단식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요현상 때문에 급속하게 몸무게가 원상태로 돌아갈 뿐만 아니라 예전보다 체중이 더 늘어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우리의 몸은 너무나도 영리해서 잃어버린 체중을 재빠르게 복원시킬 뿐만 아니라 앞으로 또 잃게 될 것을 대비하여 더 많이 비축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 비축량은 자신이 빼고 싶어하는 무게와 비례한다. 그러므로 살을 초단기간에 빼면 뺄수록 몸은 더욱더 무섭게 복원력을 발휘한다. 바로 이 사실을 이해한다면 단기간에 몇 킬로그램을 빼준다는 광고들이 상당한 과장이며 후유증을 전제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몸무게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줄어든 몸무게가 다시 복원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일 것이다.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꾸준하게 관리하는 방법만이 최선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무시하고 살을 빼려고 하면 그 부작용은 온전히 본인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운동은 비만을 잡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특효제이다. 특히 숲에서 걷는 운동은 체지방을 줄여주는 효과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정력도 강화시켜준다. 걷기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뇌의 화학물질인 엔도르핀이 샘솟는다.
식습관도 비만과 스트레스 대처에 중요하다.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이야말로 건강의 적이다. 건강한 식사는 비만과 심혈관 질환, 암 등의 온갖 질병으로부터 오는 위험을 줄여준다.
정상체중을 가진 건강한 사람은 다이어트가 필요 없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들이 과도한 다이어트로 건강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인기 탤런트의 몸매를 따라 하는 식의 다이어트는 신경증적 강박이다. 살을 빼고 정작 건강을 잃어버린다면, 본인의 인생에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3) 단식, 왜 필요한가?
단식을 하게 되면 처음 2~3일 동안은 심한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사흘 굶으면 남의 집 담장을 넘지 않을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먹을 밥이 없어서 굶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 동기에 의해서 시작한 단식은 점차 식욕을 다스리게 하고 운동 능력도 그대로 보존해준다.
단식 초기에는 근육과 간에 축적되어 있는 연료인 탄수화물이 소모된다. 그 이후에는 몸의 여유분 지방이 태워지게 된다. 피부 아래의 지방이 소모되고 난 다음에는 몸의 기관을 감싸고 있는 지방섬유가 사용된다. 그것까지 다 소모되면 얼굴이 마르고 운동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매사에 무감각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지방이 다 소모되고 나면 몸은 단백질을 마지막 연료로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종이 생기고 모든 인체 기관이 위축되고 기능이 정지된다. 단백질이 없어진다는 것은 몸이 스스로 자신을 파괴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은 유사시에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정상적인 경우에는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지방이 많이 쌓이는 것은 경계해야만 할 일이다. 문제는 체지방이 높은 사람들은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식습관에 중독되어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사람들에게 단식은 긴급한 브레이크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단식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단식을 하는 동안의 식욕보다는 단식이 끝난 후의 식욕을 참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차근차근 보식을 해야 하는데, 식욕을 주체하지 못해 폭식을 해버리는 바람에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런 이유로 장기간 혼자 단식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단식은 시작과 끝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음식을 처리하던 신체기관들을 한꺼번에 갑자기 정지시키는 것도 위험하고, 정지되어 있는 위장에 새로 음식을 공급하는 것도 위험하다. 특히 장기간(열흘 이상)의 단식은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치료 목적으로만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업무를 멈추지 않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식을 해서는 안 된다. 단기간에 어떤 기적이 나타날 것 같은 환상에 집착하는 것도 금물이다.
단식은 단순히 밥을 굶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뫔의 각성과 조율에 더 큰 목적을 두어야 한다.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과 나라의 공통점은 사회적 관계에 집중도가 높다는 것이다.
체중을 몇 킬로그램 줄였느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성찰하고 건강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삶의 설계도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건 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는 경험을 통해 더 큰 사랑의 세계로 나아가 성취감을 누리는 데 단식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
삶을 바꾸려면 몸을 바꾸어야 한다. 몸을 바꾸려면 생각과 에너지를 바꾸어야 한다. 몸에는 그동안 살아온 삶의 기억과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포를 정화하는 데는 섬세하고 전문적인 단식의 안내 과정이 크게 도움이 된다. 몸을 바꾸면 삶이 바뀐다. 삶이 삶다워진다.
★ 몸을 이완하면서 뱃살 줄이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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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누운 다음, 가슴 위에서 합장하고 두 발을 붙인다. 합장한 손이 코끝을 지나면서 두 발끝은 몸쪽으로 향하도록 당긴다. 최대한 숨을 들이쉬면서 기지개를 켜고,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일순간에 온몸을 이완한다. 3~5회 실시한다. 이 동작은 오십견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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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을 세우고 두 손 역시 가볍게 깍지를 끼고 두 발처럼 세운다. 발을 조금 요란하게 흔들며 진동을 주고 깍지를 낀 손바닥을 연속적으로 부딪친다. 고개를 들면서 하면 뱃살이 빠지는 효과를 더욱 크게 보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많은 횟수를 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도록 한다.
―
두 주먹을 쥐고 아랫배에 힘을 준 다음 위아래로 힘차게 빠른 속도(1분에 120회 정도)로 비빈다. 복부 비만에 매우 효과적이다. 뱃속의 피하지방을 뺄 때는 아랫배에서 힘을 빼고 조금 천천히 힘을 주어 문지른다. 작은 접시나 물소 뿔 등의 도구를 사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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