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새의 기도
2016.07.18 08:29
가난한 새의 기도
이해인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 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 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 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3 | 소동파의 시 | 물님 | 2021.12.18 | 1365 |
342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물님 | 2016.03.08 | 1375 |
341 | 전화 -마종기 시인 | 물님 | 2012.03.26 | 1386 |
340 | 진달래 ∫ 강은교 | 구인회 | 2010.02.23 | 1393 |
339 |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 물님 | 2012.07.01 | 1396 |
338 |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 물님 | 2018.06.05 | 1400 |
337 | '손짓사랑' 창간시 | 도도 | 2009.02.03 | 1402 |
336 | 포도가 저 혼자 | 요새 | 2010.07.18 | 1404 |
335 | 행복 | 요새 | 2010.07.20 | 1404 |
334 | 어떤바람 [2] | 제로포인트 | 2016.04.04 | 1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