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662
  • Today : 1168
  • Yesterday : 1268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1498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3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1916
252 귀를 위하여 /물님 하늘꽃 2007.09.14 1907
251 가졌습니다 하늘꽃 2008.01.08 1902
250 바다는 file 운영자 2007.09.09 1879
249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1874
248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1874
247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1870
246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1844
245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운영자 2007.07.19 1839
244 그대들의 문은 열려있습니다 [3] file 구인회 2009.06.13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