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2011.08.31 08:22
관계
산다는 건
밥을 짓는 일인데
요 며칠,개 밥만 끓이고 있다
다시 쌀을 안치고
푹 뜸을 들이자
더 이상의 압력은 싫다는
떼거리를 들어주자
불은 낮추되 뚜껑을 잘 닫고
기별이 오기를 귀 기울이자
마침내 시간을 익혀서
솥 전에 눈물로 내릴 때까지
쫀득하고 고슬한 밥
우리가 서로 복스러히
먹을 수 있기까지,
먹어서
또한 먹힐 수 있기까지
뜸 들이기를 하자
개 밥은 이제 그만이다
댓글 2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01 | 약속 [1] | 지혜 | 2012.01.04 | 4022 |
200 | 우산 속 산책 [1] | 지혜 | 2012.07.27 | 4022 |
199 | 둥지를 버린 새로부터 [1] | 지혜 | 2012.08.17 | 4022 |
198 | 못 하나만 뽑으면 | 지혜 | 2012.04.01 | 4027 |
197 | 겨울빈들 [1] | 제로포인트 | 2012.12.20 | 4027 |
196 | 어떤 날 풍경 | 지혜 | 2012.02.22 | 4031 |
195 | 나 [2] | 물님 | 2011.07.24 | 4034 |
194 | 이름 값을 하는 절기 [3] | 지혜 | 2011.09.26 | 4034 |
193 | 그림자 없는 길 [1] | 지혜 | 2013.03.27 | 4041 |
192 | 답청踏淸 [1] | 지혜 | 2013.12.07 | 4046 |
줄 개도 없는데
나는 어쩌려고
개 밥을 짓는지요.....
요 부끄러운 속내를 읽어주시는
씨알님과 도반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