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662
  • Today : 1168
  • Yesterday : 1268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514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519
312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1521
311 동시 2편 물님 2012.03.02 1521
310 무주 겨울 / 이중묵 [2] 이중묵 2009.02.26 1522
309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1522
308 이별1 도도 2011.08.20 1522
307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22
306 새벽밥 물님 2012.09.04 1522
305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523
304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1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