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833
  • Today : 668
  • Yesterday : 1043


멀리 가는 물

2011.05.24 00:55

물님 조회 수:2579

 

 

 

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럽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 발가락 - 이보름 작품 - [3] file 운영자 2008.04.03 3412
342 시인^^ [1] 하늘꽃 2007.11.17 3412
341 물 1 운영자 2007.01.22 3408
340 산새 [5] 운영자 2008.08.19 3400
339 모악산은 [1] 운영자 2007.10.08 3383
338 아침에 쓰는 일기 3. [8] 하늘꽃 2008.09.01 3375
337 하느님 나라(이병창) [1] file 하늘꽃 2007.09.03 3352
336 [5] 운영자 2008.09.29 3350
335 사하자입니다~! [3] file sahaja 2008.08.27 3331
334 무술림전도시^^ 겁나게 길어요<하늘꽃> [2] 하늘꽃 2008.04.21 3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