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항쟁
2011.06.30 21:39
2011년 6월 10일
지난 호(59호)에 <1987년 6월 항쟁>을 이야기 했다. 오늘(2011년 6월 10일) 대전역 광장에서 <6월 항쟁 정신계승 민중대회>를 한다고 해서 나갔다.
1987년 6월과 무엇이 다를까? 우선 구호가 다르다. 그 때는 온통 “독재타도”, “민주쟁취”가 가장 크고 절박한 문제였고 좀 더 이상적 목표로 “평화통일”이 있었다. 세 개의 구호가 전부이다 싶었는데 오늘 민중대회에는 그런 단어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최저임금”, “노동법”, “한미 FTA”, “청년실업”, “비정규직”, “원전정책”, “반값등록금”, “4대강” 이라는 문구들이 등장했다.
또 다른 것은 시위 주체가 다르다. 그 때는 학생들과 넥타이부대가 주체였는데 오늘은 노동자들이 주체다 학생들도 참여 하긴 했으나 소수였고 그나마 때 맞춰 일기 시작한 “반값등록금” 문제가 그들을 이끌어 냈다.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 프랑스의 철학자 쟈크 데리다가 말했다. 그의 말을 오늘 실감했다. “독재”, “민주”라는 말이 사라진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남북통일” 이야기는 나옴직 한데 그 이야기도 없다. 데리다 말대로 거대담론들은 정말 허구가 된 모양이다.
어제(9일), 오늘(10일) 하늘에 두꺼운 구름이 가득한데 비는 오지 않는다. “密雲不雨(밀운불우)” 이 말은 周易의 小畜卦에 나온다. 小畜(소축)이란 적게 저축한다는 뜻이다. 소축괘에 눈여겨볼 글귀가 있다.
“富以其隣”(이웃과 함께 부하고),
“不獨富也”(홀로 부하지 않는다)
이 말이 한나라당의 부자감세를 비꼬는 듯하여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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