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7978
  • Today : 1056
  • Yesterday : 1151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4261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 설고 설었다 [2] 지혜 2011.09.16 4030
50 새벽, 시인 [3] 지혜 2011.12.20 4029
49 사려니 숲길 [1] 물님 2011.12.01 4022
48 괴물 [1] 지혜 2011.10.09 4021
47 칠월의 바람 [1] file 물님 2012.07.13 4020
46 불재 file Saron-Jaha 2012.06.09 4014
45 오월의 기도 도도 2012.05.24 4014
44 [2] 도도 2012.03.09 4011
43 어떤 약속 지혜 2012.05.24 4009
42 싸우지 않고 이기기 [1] 지혜 2011.10.19 4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