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721
  • Today : 488
  • Yesterday : 831


ㅁ, ㅂ, ㅍ

2007.12.29 16:47

하늘꽃 조회 수:3958



.  ㅁ, ㅂ, ㅍ

                  -오 북환 장로님을 추모하며-

                                           이병창




저녁 9시만 되면

땡전 뉴스가 세상을 희롱할 때

나는 견디다 못해

산에 계신 선생님을 찾아 갔다.

나는 숨만 가쁘고

작은 방안에는 침묵만이 흘러갔다.




‘ㅁ, ㅂ, ㅍ 으로 풀으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단단한 떡을 입안에

물고 있으면

불궈지고, 불궈지면

풀어지겠지요.’

그 때 내 절망의 구름 사이로

빛이 보였다.

‘단단한 떡을 성질대로 깨물어버리면

이빨 상하고 떡은 떡 대로

못 먹게 되겠지요.

입안에 물고만 있으면 반드시 풀어집니다’.




아하,  이거였구나

권력의 하루살이들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 것이로구나

나는 큰절 올리고 산을 내려 왔다.

세상사 ㅁ, ㅂ, ㅍ.

ㅁ, ㅂ, ㅍ.

그 때 앞산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물님 2021.12.09 3941
» ㅁ, ㅂ, ㅍ [3] 하늘꽃 2007.12.29 3958
81 사하자입니다~! [3] file sahaja 2008.08.27 3965
80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3973
79 내 마지막 순간 -타고르 [1] 구인회 2013.07.06 3980
78 꽃눈 물님 2022.03.24 3996
77 [5] 운영자 2008.09.29 4006
76 유혹 [3] 하늘꽃 2008.04.23 4007
75 그대를 생각하면 [1] 구인회 2008.03.01 4019
74 페르샤 시인의 글 물님 2014.05.02 4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