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6902
  • Today : 922
  • Yesterday : 944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3799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3 김세형,'등신' 물님 2012.03.12 3488
152 사랑 요새 2010.12.11 3488
151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3484
150 기뻐~ [1] 하늘꽃 2008.03.19 3480
149 님의 침묵 [1] 물님 2009.05.29 3478
148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3477
147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3473
146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3471
145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3467
144 신현락, 「고요의 입구」 물님 2013.01.08 3466